김형석 교수 (사진=KBS 뉴스)

105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세계 최고령 저자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병약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어머니는 “스무 살까지만 살아달라”고 바랐지만 그는 그 약속을 훌쩍 넘어섰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김형석, 백년의 지혜’로 기네스북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신간 ‘김형석, 백년의 유산’(21세기북스)을 출간했다.

서울 중구에서 전날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기네스북 등재는 외손녀가 신청했을 뿐 대단한 일은 아니다”며 “살아보니 100세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 웃었다. 그는 “사람이 언제 늙느냐 하면 ‘이젠 늙었구나’ 생각할 때 늙는다”며 “정신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활력의 원천으로 꼽았다. 그는 “학생들과 웃고 대화하다 보면 늙었다는 생각이 사라진다”고 했다. 건강 비결에 대해서는 “50세가 넘으면 의학적으로 경험 많은 의사에게 맡기고, 자신은 일을 계속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100세를 넘긴 지인 7명의 공통점으로 ‘남을 욕하지 않고 화내지 않는 마음’을 들며 정서적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운동선수나 연예인이 오래 살기 어려운 이유는 체력과 감정을 지나치게 소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 한국 사회까지를 살아온 증인이다. 그는 “자유가 보장된 사회가 결국 발전한다”며 경제적 평등과 사회적 약자 보호의 균형을 강조했다.

신간에서 그는 “지구가 내일 무너져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며 희망의 철학을 전했다. “지난 100년의 희망은 내 앞에 있었지만, 지금은 나를 향한 시간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희망이 더 크다”고 적었다.

한편, 김 교수는 여전히 집필과 강연을 병행하며 “일하는 철학자”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