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벗어나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금값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4070.5달러를 기록했고 은값도 14년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고점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일 대비 1.7% 오른 온스당 4070.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전날 처음으로 4000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쓴 것이다.
같은 시각 은 현물 가격은 3.2% 상승한 온스당 49.3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금 가격이 지난해 24%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54%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급등세는 미 정부 셧다운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프랑스 정치 불안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는 뉴욕에서 열린 시타델 증권 컨퍼런스에서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 같은 달러 대체 자산으로 몰리는 현상이 지나치다”며 “금을 마치 과거의 달러처럼 절대적인 피난처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채보다 귀금속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면 시장의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개인이 보유한 미 국채의 1%만 금으로 옮겨가도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탈화폐 거래’가 달러 약세와 맞물리며 금·은·비트코인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트코인은 전날 12만620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9일 오후 3시 기준 12만2005달러로 4000달러가량 하락했다. 시장 과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한편 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2.4% 내린 온스당 3972.6달러에 마감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휴전 합의 소식으로 중동 긴장이 완화되며 상승세가 잠시 진정된 것으로 분석된다.